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Chapter 1 ~ 3) [Leopard 독서감상문]

1장. 누구나 처음에는 미니멀리스트였다

2장. 물건은 왜 점점 늘어나기만 하는가?

3장. 인생이 가벼워지는 비움의 기술 55

 

무리를 해서라도 그 옷을 꼭 손에 넣고 싶었다. 그런 소망을 이룬 옷들이 이미 집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런데 왜 매년 입을 옷이 없다고 투덜거리는 걸까?

우리는 우리가 원하던 일을 이미 모두 이루었다. 그런데 왜 만족하지 못하고 불행하다고 느낄까? 사실은 우리 모두가 답을 알고있다. 우리는 원하던 일이 이루어지면 금세 그 상황에 익숙해진다. 익숙해진 일은 점점 당연한 일이 되고, 당연한 일은 이내 싫증이 난다.

 

옷에 관심은 있지만 실제로 구매는 잘 안하는 편이다.

구매하는 경우는 대부분이 충동적 구매이다.

우연히 본 옷이 너무 마음에 든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과 비슷한 이유로 옷을 구매한다.

구매한 옷은 2~3달 정도 소중히 입는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옷에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레 새로운 옷을 찾는다.

 

옷 뿐만 아니라 모든 인생에도 그렇다.

처음 알바를 할때는 열심히 찾아 합격한 알바인 만큼 열심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일이 익숙해지고 당연한 일이 되면서 귀찮아지고 싫증이 난다.

(나의 경우 이 부분에는 강점이 있어서, 위와같은 마음이 올라와도 끝까지 변함없이 성실히 한다.)

 

 

우승을 하고 난 뒤 저는 극소수의 사람들만 알고 있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승리의 기쁨은 패배의 고통을 결코 이길 수 없어요. 그리고 행복한 감정은 슬픈 감정만큼 오래 지속되지도 않죠. 비슷하다고도 말할 수 없어요.

 

위의 내용은

테니스에서 '골든 슬램'(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고 더불어 올림픽에서도 우승하는 경우를 일컫는다)을 달성한 안드레 애거시 선수의 인터뷰이다.

 

상처와 슬픔은 몇달간 지속되기도 하지만, 우승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성공과 실패를 비교하기 보다는, 성공이라는 것에 인간이 더 빨리 '익숙'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얼마나 큰 부자가 되든, 어떤 근사한 물건을 소유하든 여기서 느낄 수 있는 기쁨은 지금 당신이 느끼는 기쁨과 거의 같으며 ...

문장을 읽는 순간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5만원짜리 자동차 프라모델을 선물받아도 기쁠 것이고 50,000만원짜리 슈퍼카를 선물 받아도 기쁠 것이다.

물론 슈퍼카를 선물 받았을때의 기쁨이 더 클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절대 자동차 프라모델을 받았을때보다

10000배 더 기쁘지는 않을 것이다. 기껏해야 2~3배 기쁠것이다. 가격과 가치에 기쁨이 정확히 비례하지는 않는다.

 

물론 '소유'에 관한 관점에서는 그렇다는 것이지,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이 많아서 나쁠 건 하나도 없다.

 

 

물건을 손에 넣지 않은 현재에서는 그 물건을 손에 넣은 후 미래에 느낄 기분을 좀처럼 상상할 수 없다. 그래서 물건을 갖게 되는 순간 느껴질 기쁨이 이후로도 지속되리라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물건을 계속 원하고 물건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다. 간절히 원했던 물건을 손에 넣은 뒤 싫증을 내고 다시 새 물건을 원하는 과정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무한루프' 현상에 빠지고 만다.

 

이번 생일에 선물로 피규어를 받았다. 선물을 받고 너무나 기뻐서 2시간만에 다 조립했다. 내가 너무 좋아하자 가족들이 다른 피규어도 선물로 사주었다. 그 피규어들 역시 2~3시간만에 조립해버렸다. 너무 신난 나머지 카톡 배경화면도 피규어 사진으로 변경했다.

그 후 1주일이 지났다. 피규어는 처치 곤란한 물품이 되어있었다. 물건을 손에 넣지 않았던 순간에는 소유한 이후의 기쁨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인간이 유일하게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동물이라는 말을 들었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집 강아지는 개껌을 미래에 먹기위해 아무도 모르는 이불속에 숨겨둔다.)

어쨋든 미래를 생각할 수 있지만, 정확하게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